경남 사천경찰서 경찰관이 경찰공제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김창룡 경찰청장에게 쇄신을 요구하는 글을 내부통신망에 올려 경찰조직이 술렁인다. 총자산 3조4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을 운용하는 경찰공제회의 운영위원 5명 가운데 4명이 경찰 내 사조직인 ‘폴네티앙’ 회원으로 구성돼 있어 개혁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사천경찰서 삼천포지구대 강대일 경위는 지난 10일 전국 12만여 경찰이 정책 발굴과 정보 공유를 위해 만든 소통망 ‘현장 활력소’에 ‘사조직에 점령당한 경찰공제회’라는 글을 올려 1주일 만인 17일 1만여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강 경위는 “경찰공제회는 우리 경찰관이 출자해 조성한 3조4000억 원의 자금을 관리하는 조직인데, 최종 의결권을 가진 운영위원 5명 가운데 당연직인 본청 과장 1명을 제외하면 모두 폴네티앙 회원으로 구성됐다”며 “최고 12년간 재임하면서 폴네티앙은 예산 집행과 주요 업무 의결권을 행사하고 심지어 공제회 이사장의 추천권과 해임권도 갖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조직이 됐다”고 지적했다.

강 경위는 “내부 인사발령도 3~5년인데 공제회 운영위원은 최고 12년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단임이나 중임제로 끝내도록 해야 한다”며 “솔선수범하는 아픔을 감내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글이 올라오자 ‘공감한다’는 격려 글과 ‘우리끼리 이러지 말자’는 비난 글이 쇄도하는 등 댓글이 100여 개 달렸다.

강 경위는 “조직의 아킬레스건 같은 공제회가 일선 경찰관의 권익보다는 이권에 치우치는 것 같아 변화를 요구하게 됐다”며 “누구나 지적하고 싶은 내용이지만 아무도 말하지 못해 공개 글을 올렸는데 이번 기회에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 경위는 지난 1월에는 ‘검사 내전’의 저자 김웅 부장검사가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을 비판하자 경찰통신망에 검찰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