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 테이크아웃·배달만 가능
- 의자 뒤집어 놓고 테이프 둘러
- 드라이브스루에만 차량 ‘북적’
- 식당들은 점심 시간에도 한산
- 경찰, 집합금지 위반 4곳 입건

“텅 빈 카페를 보니 마음이 아프네요.”

	1일 오후 부산 연제구 커피긱스에서 한 손님이 커피를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하고 있다. 이원준 프리랜서

부산 연제구 부산교육대학교 정문 인근에서 ‘커피긱스’를 운영하는 김정민 사장은 이날 매장 손님을 받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부산시가 1일 0시부터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 카페 등 영업시설은 테이크아웃과 배달 주문만 받을 수 있다. 김 사장은 “어제 늦게야 시에서 발표한 내용과 관련한 연락을 받았다. 직원들 출근을 조정하거나 주문량을 예상하는 등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된 첫날 부산 곳곳의 음식점과 커피숍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의자를 뒤집어 놓거나 테이블 사이마다 테이프를 둘러 손님이 입장하지 못하도록 했다.

드라이브스루 매장에는 대기하는 손님이 줄을 이었다. 강서구의 한 드라이브스루 카페를 찾은 이태규(45·북구 화명동) 씨는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잠깐 카페에 들러 여유를 즐겼는데 이제 그마저도 사라진 걸 보니 코로나19가 정말 가까이 온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카공족’도 직격탄을 맞았다. 취업준비생 강원진(28·연제구 연산동) 씨는 “카페나 독서실이나 어디든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집에 있는 걸 택했다”고 말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이틀 앞둔 1일 오후 수능 시험장인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고등학교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교실을 방역소독하고 있는 모습. 서정빈 기자

식당은 정상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지만, 밤 9시 이후에는 포장과 배달만 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점심시간에도 손님을 찾아보기 힘든 곳이 많았다. 전날 환자 보호자 중 확진자가 나온 서구 부산대병원 인근 식당에는 붐빌 점심시간이지만, 손님이 앉은 테이블은 3개에 불과했다. 식당 주인은 “평소 같으면 북적북적했을텐데 손님이 뚝 떨어졌다. 방역수칙을 준수한다고 해도 식사하러 오는 손님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부산진구의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 점주는 “점심시간이지만 가급적 식당에서 식사하시는 걸 자제해달라고 손님께 부탁드렸다. 조금 풀리는가 했는데 더 절망적인 상황이 된 것 같아 막막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격상된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집합금지 명령을 어겨 단속되는 곳도 나왔다. 부산경찰은 이날 0시부터 중점관리시설 16곳에 대한 방역수칙 위반 신고를 받아 4곳을 적발했다. 중점관리시설은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방문판매, 식당·카페 등이다.

경찰은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영업을 강행한 단란주점 2곳과 유흥주점 1곳을 포함해 밤 9시 이후는 포장배달만 가능한데도 영업한 일반음식점 1곳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의 신고를 받아 단속이 이뤄졌다. 앞으로 일선 지자체와 현장 합동점검도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이지원 김민주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