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리치료과 등 현장 체험 취소
- 인기 많던 전기과도 러브콜 ‘뚝’
- 업체 비용 부담도 꺼리는 요인

지역 대학가가 졸업 시즌을 맞았지만 전문대생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된 현장실습을 하지 못한 채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돼 불안감을 호소한다. 지난해보다 위축된 취업 시장도 학생들을 옥죄면서 이중고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부산의 한 전문대학 물리치료과에 재학 중인 김모(25) 씨는 지난해 16주 현장실습 과정에 절반밖에 참여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실습이 중간에 취소되면서 나머지 8주를 교내 실습 등으로 대체해야 했다.

김 씨는 “환자를 앞에 두고 손으로 직접 기술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 현장실습을 많이 나갈수록 신체 부위별 치료 방법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고 해당 병원에서 인정받을 기회도 많아진다. 교수님과 실력 있는 강사들이 열성적으로 강의해 주지만 직접 해보지 않으니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면 실습 비중이 낮은 전공도 실습 부족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또 다른 전문대학 전기과는 2년 전까지 지역 업체들의 ‘러브콜’이 쇄도했지만 지난해엔 뚝 끊겼다.

여기에 현장실습생 최저임금 70% 이상 의무화로 비용 부담을 느낀 업체까지 늘면서 코로나19 여파의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졸업을 앞둔 김모(24) 씨는 “지난해 업체에서 실습생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거의 없었다. 취업을 앞두고 현장 실습이 대폭 줄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현장실습 부족으로 업계 적응을 걱정해야 하는 전공도 있다. 병원 응급실 및 중환자실 등에 취직하는 간호학과 학생들은 임상실습을 못 해 취업 후 현장에서 잘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경남정보대 최윤숙 간호학과장은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임에도 현장실습이 필수인 전공이 많다. 현장실습이 불가능하다면 정부가 병원과 연계해 실제 중환자실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전문 의료진이 학교 교육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등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취업 시장마저 얼어붙자 일부 전문대생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한 전문대 물리치료과 졸업생인 허모(25) 씨는 “지난해 물리치료사 경쟁률이 평균 5 대 1이었다면 올해는 100 대 1에 이를 정도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