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자 “미처 발견 못했다” 해명
- 안전장치 의무화에도 우려 여전

도로를 달리던 지게차에 20대 여성이 치여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비슷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지난 19일 오전 8시26분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인근 도로에서 50대 A 씨가 몰던 지게차에 20대 B 씨가 부딪혀 숨졌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편도 3차로 중 3차로를 주행했다. 황색 신호가 점멸했지만 주행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B 씨를 치었다. B 씨는 쓰러진 뒤 차량에 깔리면서 그 자리에서 숨졌다. 당시 지게차 앞 포크에 적재물은 실려 있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전방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B 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A 씨를 상대로 경찰이 음주와 마약 간이검사를 벌였지만 이상 반응은 없었다. 경찰은 A 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비슷한 사고는 적잖다. 지난해 9월 23일에도 해운대구 우동의 편도 1차로에서 50대 남성이 지게차를 몰다 도로를 횡단하던 30대를 발견하지 못해 치었다.

전문가들은 지게차 사고는 작은 부딪힘에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201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지게차로 인한 재해자 수는 5818명으로 이 중 173명이 사망했다. 사망 원인으로는 부딪힘(56명)이 가장 많았으며 깔림(39명), 끼임(27명), 떨어짐(25명)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는 지게차 안전장치를 의무화하는 등 관련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지난달 16일부터 시행 중이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지게차에 후진경보기와 경광등 및 후방감지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안전보건공단 부산광역본부 김성철 부장은 “지게차의 경우 사업장 안에서는 속도가 10㎞로 제한되지만 일반도로를 달릴 땐 속도 제한이 없다”며 “지게차는 일반 차량과 무게중심이 달라 커브길에서 쓰러지기 쉬운데, 이 때 보행자 사고와 같은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등 위험성이 많은 만큼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