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지난해 초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한 결과 지역 내 배출원 영향이 큰 하절기의 경우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저감 정책 효과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와 부산보건환경연구원은 12일 대기질 진단평가시스템을 활용한 ‘고농도 미세먼지 분석 결과’를 처음 발표했다.

대기질 진단평가 시스템은 고농도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과 저감 정책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2016년 부산이 지자체 처음으로 구축한 모델링 시스템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초미세먼지 연평균농도는 전년 대비 19% 감소한 17㎍/㎥로 대기환경기준(15㎍/㎥)에 근접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살펴보면 3월은 전년 대비 최대폭(47%)으로 감소한 반면 국외 영향이 비교적 적은 8, 9월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초미세먼지 일평균농도 35㎍/㎥를 초과하는 ‘나쁨’ 발생일은 전년 41일 대비 68.3% 감소한 13일로 나타났다.

‘나쁨’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서풍 계열의 바람이 많은 가을·겨울철(10일)은 중국 등 국외 영향이 우세(국외 64.8%, 부산 12.3%, 인근지역 8.3%)했다.

남풍 계열의 바람이 주로 부는 여름철(3일)은 부산지역 생성영향이 우세(부산 34.6%, 인근지역 21.8%, 국내 기타지역 21.1%)했다.

나쁨 발생일에 부산에서 생성되는 초미세먼지의 최대 배출원은 ▷가을·겨울철 자동차(28.3%) ▷여름철 선박(32.0%)으로 분석됐다.

시는 가을·겨울철 초미세먼지 최대 배출원인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려고 2022년까지 ▷매연저감장치 부착 2만5000대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2만2000대를 지원한다.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전기자동차 1만 대 ▷수소자동차 4600대 구매도 지원한다.

여름철 초미세먼지 최대 배출원으로 꼽히는 선박은 올해부터 항만대기질법에 따라 내항선의 경우 황함유량이 기존 3.5%에서 0.5% 이하인 연료유를 사용해야 해 항만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부산시가 대기질 모델링으로 선박연료유 강화 기준을 적용한 결과 남풍 계열 바람이 내륙으로 유입되는 하절기에는 부산의 내륙 안쪽 지역까지 미세먼지 농도를 감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 운영 ▷육상전력공급시설 설치 확대 ▷항만 내 미세먼지 측정망 확충 등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추진하고 ▷수소연료 선박 플랫폼 구축 ▷중소형 선박 LPG 추진시스템 상용화 등 관련 R&D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부산 미세먼지 고농도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시기별 맞춤형 저감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맑고 깨끗한 살기 좋은 부산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