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에서 촉발된 목욕탕·유흥업소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대형조선소로 번져 비상이 걸렸다.

　17일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목욕탕·유흥업소발 ‘N차 감염’으로 이날 오전까지 대우조선해양과 협력사 직원 1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집단 감염은 대우조선해양이 위치한 옥포동의 한 목욕탕에서 일하던 세신사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다음 날인 14일 목욕탕에 다니던 유흥업소 종사자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집단 감염으로 번졌다. 하루 뒤인 15일에는 22명으로 확진자가 늘어났는데, 이 중 16명이 유흥업소에 종사하거나 관련자다. 이어 16일에는 23명이 추가로 확진됐고, 17일에는 오전까지 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같은 목욕탕·유흥업소발 감염자는 나흘 만에 55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12명이 대우조선해양 직원이거나 협력사 직원이다. 시발지인 옥포동은 대우조선해양 직원과 가족을 상대로 한 식당과 유흥업소가 발달했다. 이들은 평소처럼 조선소와 가까운 술집과 식당 등을 이용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확진자 3명이 발생하자 3일간 조업을 중단한 적이 있다. 사측은 아직 조업 중단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사내 발생이 아니라 밖에서 감염된 만큼 자체 방역을 강화하면서 집단 감염 추이를 노심초사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조선소는 작업 특성상 노동자 간 접촉이 불가피한 데다 통근버스나 식당 내 밀집도가 높아 연쇄감염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 비상사태다. 더욱이 유흥업소 특성상 상당수 이용자가 신분 노출을 꺼려 지금까지 진단검사를 받지 않았을 개연성이 높아 추가 확진자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혹여나 사내 감염으로 번질 경우 밀집도가 높아 확산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데다 조업이 중단되면 생산 차질로 1일 300억 원 상당의 손실이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사내 감염으로 확산할까 전전긍긍한다”며 “직원 각 개인 동선을 철저히 파악하는 등 사내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고 말했다.

　거제시는 유흥업소 종사자와 이용자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며 코로나19 검사를 아직 받지 않은 관련자의 진단 검사를 독려하고 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