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친화 도시를 표방하는 부산에서 아동 학대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를 관리하고 보호해야 할 시설과 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국제신문이 확인한 부산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1649건으로 이 가운데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1077건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4%, 45% 증가했다. 코로나19로 학대에 노출된 아동이 늘고 아동학대 사건이 화제가 됨에 따라 학대에 대한 시민의 민감도가 올라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은 아동학대 대응 및 아동보호 선도지역으로 지정돼 다른 지자체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여전히 보충해야 할 인프라가 많은 상황이다. 현재 부산에는 학대 아동을 치료하고 상담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4곳뿐이다. 이 때문에 기관마다 업무 과중을 호소한다. 부산동부아동보호전문기관의 경우 올해 8월 기준 전체 인원은 18명이지만 1282건의 학대 사례를 관리하고, 학대 행위자 교육 등을 포함 1만870회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동학대를 조사하는 일선 구·군 공무원도 어려움에 처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구·군이 경찰과 함께 아동학대 조사를 맡게 됐지만 충분한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A 구청 아동보호팀 관계자는 “24시간 대응 체제인데 인력이 6명밖에 되지 않는다. 2인 1조로 일주일에 2~3번씩 야간 당직을 서면서 새벽에도 나가야 하지만 차량도 없어 직원 개인 차량을 쓴다. 카시트를 자비로 한 경우도 있다. 학대 행위자의 반발과 민원 때문에 스트레스도 크다”고 토로했다.

늘어나는 아동학대 건수에 맞춰 시설 및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부산시 관계자는 “구·군의 인력 확충은 행정안전부에서 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 차원에서 관여하기가 어렵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추가 설치는 국·시비 사업이기 때문에 국비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