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48)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보석 조건으로 차고 있던 전자팔찌를 끊고 도주한 가운데 해경이 김 전 회장의 밀항을 대비해 해상 경계 강화에 나섰다.

지난 9월 90억원대 사기 혐의 관련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영장심사를 마치고 나왔다. 연합뉴스 제공

14일 남해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김 전 회장 밀항에 대비해 해경 본청 차원에서 순찰 강화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비상대기 중인 경비함정에 대해 현장활동 돌입 ▷파출소 전단지 배포와 순찰 강화 ▷정보, 외사형사들 통한 현장활동 실시 등을 통해 해상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도주 당일인 지난 11일 해경청에 공문을 보내 김 전 회장의 밀항 가능성을 대비해 협조 요청을 구했다. 이에 지난 주말 해경은 부산, 울산 등 남해안뿐만 아니라 경기 평택시, 충남 보령시, 전북 군산시 등 서해안에 경비함정을 추가로 배치했다.

해경은 김 전 회장이 부산 거제 등 남해안을 통해 일본으로 밀항하거나 평택 등 서해안에서 중국 쪽으로 밀항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또 밀항 브로커 등을 통해 대형 화물선을 통해 동남아 국가로 밀항할 가능성을 염두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해경청 관계자는 “밀항에 대비해 외사 경찰관뿐 아니라 수사관과 형사들까지 대폭 인원을 늘려 현장에 배치했다”며 “전국 항·포구의 출항 선박을 대상으로도 검문·검색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인 김 전 회장은 지난 11일 오후 1시30분께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인근에서 보석 조건으로 차고 있던 전자팔찌 끊고 도주했다. 결심 공판이 열리기 1시간 30분 전이었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 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리고 정치권에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지만 지난 7월 보석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밀항 가능성을 높게 보고 그의 얼굴 사진을 배포하고 공개수배를 내렸다. 해경 관계자는 “각 항구마다 정보요원들을 배치해 첩보수집을 강화하고 있다. 가덕도 동방 취약해역과 항포구에 해상순찰과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