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지 젊은층 유입 덕이라기 보다
- 의료인프라 개선 등 복합적 효과

지난 10년 동안 부산 전체 남성의 기대수명 증가량이 3.6세로 나타난 가운데 강서구 수명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구 구성이 바뀌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산의 기대수명은 서울 경기 대구 등에 비해 여전히 낮았으나 2010년 이후 비교적 높은 속도로 증가했다.

부산 강서구 명지신도시. 강서구 제공

15일 부산의료원에서 개최된 ‘사망률 개선 정책 수립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고신대 의과대학 김익한 교수는 ‘부산시 주요 사망 원인별 추이와 특성’ 연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부산시가 주최한 해당 심포지엄에선 부산의 높은 사망률 추이 관련 토론도 함께 진행됐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 기준 강서구의 기대수명은 2010년 74.26세에서 2019년 80.59세로 6.33세 증가했다. 부산 전체 남성 증가량이 3.63세(76.09세→79.71세)인 것을 고려하면 현저하게 많다. 2010년 강서구는 남성 기대수명이 74.26세로 부산 전체(76.09세)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은 곳으로 꼽혔지만 10년 사이 변화가 뚜렷했다.

강서구의 이 같은 양상은 최근 몇 년 동안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인구 구성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교수는 “연령이 고정된 상황의 사망률이라 젊은 세대가 유입됐기 때문은 아니다”며 “이전에 비해 사회·경제적으로 건강 수준이 좋은 사람들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또 도시 지역으로 변모하며 생활인프라가 구축돼 의료접근성 등이 개선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강서구와 비슷하게 신도시가 들어선 기장군 역시 같은 기간 기대수명이 75.28세에서 79.24세로 3.96세 늘어 부산 평균을 웃돌았다. 재개발이 활발했던 동구도 72.82세에서 78.8세로 5.98세 늘었다. 2019년 기준 전체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은 지역은 사상구(77.95세) 부산진구(78.96세) 서구(78.3세) 영도구(77.64세) 등 원도심으로 나타났다. 평균보다 높은 지역은 해운대구(80.74세) 남구(80.75세) 등이다. 여성은 강서구를 포함해 수명 증가량이 유의미하게 변화된 곳은 없었다. 2019년 기준 부산의 여성 기대수명은 85.58세다.

사망원인은 남여 모두 1위 암, 2위 심뇌혈관계 질환으로 나타났다. 다만 2010년 당시 1위였던 심뇌혈관계로 인한 사망은 빠른 속도로 감소했는데, 이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남성 기대수명 증가가 가파른 데 대해서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흡연율 격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남성과 여성의 흡연율 차이가 큰데, 심혈관계나 암 같은 만성질환은 흡연과 음주 등 생활습관에 의한 것이 약 50%, 의료서비스 및 치료의 반영을 약 50%로 본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부터 흡연규제정책이 도입되면서 빠른 속도로 흡연율 감소가 시작됐는데 여성보다 남성에서 영향을 크게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9년 기준 서울과 부산의 기대수명 차이는 남성 2.2세, 여성 2.0세로 서울이 부산보다 높았다.

◇ 부산시 구군 기대수명(남,여)  구·군 남성 여성 남구 80.75세 86.2세 해운대구 80.74 85.82 수영구 80.73 86.2 중구 80.07 84.49 강서구 80.59 85.7 금정구 80.19 85.04 동래구 80.12 85.91 연제구 79.77 86.39 북구 79.69 85.55 사하구 79.44 85.01 기장군 79.24  85.41 부산진구 78.90 85.25 동구 78.8 83.6 서구 78.3 85.4 사상구 77.95 85.11 영도구 77.64 85.18 ※자료 :2019년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