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습지인 경남 김해시 화포천습지를 찾은 ‘겨울진객’인 월동철새수가 지난해에 비해 급증했다. 남하에 유리한 기후여건 등이 갖춰진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김해시는 철새 도래시기인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화포천습지를 찾는 월동철새를 종별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오후 화포천습지에서 유유자적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큰기러기와 큰고니(흰빛깔의 대형 새) 모습. 자연과사람들 제공

독수리(멸종위기야생동식물2급)는 78마리가 찾아와 지난해 같은 기간 45마리보다 73%(38개체) 증가했다.

큰기러기(멸종위기야생동식물2급) 2120마리가 습지를 찾아 지난해 694마리에 비해 3배(1426개체) 늘었다.

큰고니(멸종위기야생동물식물2급)는 43마리가 찾아 지난해 37마리보다 16.2%(7개체)가 증가했다. 떼까마귀는 752마리가 찾아와 지난해 264마리에 비해 2.8배 증가했다. 노랑부리저어새는 두 마리가 발견돼 지난해(1마리)보다 한 마리가 더 늘었다.

독수리는 화포천습지박물관 앞 100ｍ 앞에 월동 중인데 시는 일주일에 두 차례 축산 부산물(1회에 100~200㎏)을 공급한다.

18일 오후 화포천습지에 내려앉아 주위를 살펴보고 있는 독수리 모습. 자연과사람들 제공

큰고니 무리는 박물관 동쪽 1㎞의 수면주변에 자리를 잡고 먹이사냥을 하고 있다.

큰기러기는 박물관 남서쪽 500ｍ부근에 자리를 잡고 월동 준비를 하고 있다.

이처럼 화포천습지를 찾은 월동철새가 늘어난 것은 고향인 시베리아에서 한반도로 남하하는 과정에서 이동하기에 적합한 북서풍이 지속해 분 것이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일부 학자는 시베리아 등지의 겨울 날씨가 일찍 추워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남하를 서둘렀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화포천습지 월동철새수는 절정인 지난해 1월 2만 마리에 달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20%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화포천습지박물관을 위탁운영하는 곽승국 자연과사람들 대표는 “철새 이동 시기에 북서풍이 많이 분 것이 이동량을 늘게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며 “중부지방이 얼어붙는 다음 달 중순부터 1월까지 본격적인 도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화포천습지는 2017년 11월 정부로부터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