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의 국가어항인 삼덕항의 명칭을 옛 지명인 ‘당포항’으로 되돌리자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경남 통영시 삼덕항을 옛 지명인 ‘당포항’으로 되찾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덕항 전경. 통영시 제공

통영시는 삼덕항의 명칭을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지닌 당포항으로 변경하기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설명회는 그간 추진상황, ‘왜 당포인가’ 주제발표, 전문가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어항 명칭 변경 동의 여부에 대해서는 참석 주민 전원이 찬성했다.

삼덕항의 본래 명칭은 당포항이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인 1914년 조선총독부의 행정구역 개편 때 당포마을은 삼덕1구, 원항마을은 삼덕2구로 바꾸고 인근 궁항마을까지 포함해 삼덕리로 지역 명칭이 통합됐다.

이후 1991년 국가어항으로 승격될 때 어항명이 자연스레 삼덕항으로 결정되면서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원래 이름인 ‘당포’라는 명칭은 ‘큰 포구’라는 뜻으로 조선시대에는 해안 방어를 위해 수군만호가 설치될 만큼 전략적 군사 요충지였다.

특히 1374년(고려 공민왕 23년) 최영 장군이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한 당포성이 남아 있으며,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군 선박 21척을 격침시키며 승리를 거둔 당포대첩의 현장이기도 하다. 한산대첩의 출정지로도 알려져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에 따라 ‘당포’라는 지명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과 민족적 자긍심을 상징한다.

그동안 지역민들은 어항 이름을 본래 명칭인 ‘당포항’으로 되돌려 달라고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최근 통영시의회에서도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명칭 변경을 공식 제안했다.

통영시 관계자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당포항으로 명칭변경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며 “관계기관 의견 등을 취합해 최종적으로 해양수산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