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6명이 숨진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의 시공사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가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지난 22일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화재현장에서 유가족 요구안 발표 긴급 기자회견이 열려 유가족들이 ‘철저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 이원준 기자windstorm@

삼정기업·삼정이앤시는 27일 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들은 이날 기업회생 신청과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건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등으로 두 회사는 2500억 원이 넘는 미회수 채권이 발생했다”며 “이로 인한 장기 프로젝트 개발 사업의 차질 등 여러 이유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고 밝혔다.

최근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의 화재 사고도 채권 회수 문제에 큰 영향을 끼쳤다. 화재 사고로 공사비 채권 회수가 불투명하게 됐고, 금융 기관의 추가 자금 조달이 전면 중단돼 경영난이 심화했다. 삼정기업 등에 따르면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의 분양 부진으로 1000억 이상의 공사비를 시공사 자체 자금으로 투입했으나, 시행사로부터 대금 지급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는 회생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가급적 빨리 사업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생 신청으로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온 금융기관과 협력사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빠른 시일 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운영을 정상화해 채권자에게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 반얀트리 화재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으신 희생자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회생 절차와는 별개로 화재 사고 피해자와 유족에게 적절한 보상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4일 오전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의 마무리 공사 중 화재가 발생해 작업자 6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 유족들은 시공사의 사과와 원인 규명 등을 촉구하고 나섰고, 일부 유족은 발인을 미루기도 했다. 당시 화재 현장은 지난해 12월 준공했음에도 780여 명의 작업자가 투입돼 무리한 공사 추진이 화를 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