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캠프 내부 “사실상 파행 결론”
- 부산교육감 선거 단독출마 염두
- 다자구도 고려 지지세 주력 전망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 나선 진보 진영 후보들이 단일화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각자 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차정인 예비후보는 연일 김석준 예비후보를 향해 단일화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며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지만, 캠프 내부에서는 사실상 ‘단일화 결렬’로 결론 짓고 독자적으로 완주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 예비후보는 27일 시교육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추진기구를 존중하면서 (상대 후보 참여를 위해) 기한 연장을 받아들이면서까지 기다렸다”며 “공정한 룰을 만드는 데 합의하고, 토론 등을 통해 검증 절차를 거치고, 시민이 지지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감동적인 단일화”라고 주장했다.

앞서 진보 진영 김석준 예비후보가 출마 선언 이후 줄곧 단일화에 대한 미지근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단일화 추진기구인 ‘2025 부산민주진보교육감 추진위원회(추진위)’에도 공식적으로 불참 의사를 밝힘에 따라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차 예비후보는 그간 지속적으로 김 예비후보의 추진위 등록 및 단일화 동참을 촉구해 왔으나 김 예비후보는 미동도 없는 상태다. 이에 차 예비후보는 지난 22일 성명서를 내고 최근 진행된 국제신문 여론조사를 언급, “시민의 교육감 후보 단일화 요구가 60%를 넘었고, 보수성향 후보에 대한 지지가 진보성향 후보보다 많았다”며 “민주진보 후보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후보 단일화를 바라는 시민의 열망이 이토록 높은데, 단일화를 거부하며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이 대체 무엇이냐”고 김 예비후보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김 예비후보는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나 “부산은 지형 자체가 (보수 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이기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지평을 넓혀 놓고 감동을 주는 단일화를 해야지, 무조건 하자고 하면 단일화를 해도 진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따라 선거 일정이 유동적이지만, 오는 4월 2일 예정대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시간이 너무 촉박한 데다 여전히 양 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차 예비후보 캠프 내부에서는 ‘결렬’ 기류가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예비후보의 ‘시간 끌기’로 단일화가 사실상 파행된 만큼 독자 노선으로 지지세 확보에 주력하는 전략을 택한 분위기다.

차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단일화가 힘들다고 보고 완주 의지를 갖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 예비후보 역시 단일화 없이 단독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지역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진보 진영 단일화가 무산되면 결국 화살은 김 예비후보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차 예비후보가 이를 활용, 지지세 규합에 나설 경우 다자구도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중도·보수 진영 단일화에 따라 진보 진영의 움직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