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년전부터 매입 공들인 백병원
- 지난달 교육청에 재차 피력에도
- 교육청 “신임 교육감 와야 논의”

다음 달 폐교하는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주원초등학교 부지 활용 방안 논의가 답보 상태에 빠졌다. 부산시교육청은 그간 이곳을 교육지원시설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교육감 공백 사태로 계획이 백지화하면서 당분간 빈곳으로 남게 됐다.

다음 달 1일 폐교하는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주원초등학교 전경. 학교 위쪽으로 주원초 폐교 부지 매입을 희망하는 인제대 부산백병원이 보인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27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다음 달 1일 주원초가 인근 주례초 가평초에 통·폐합된다. 주원초 폐교 부지 면적은 1만㎡ 규모로, 외곽에 있는 다른 폐교와 달리 도심에 위치해 활용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인근 인제대 부산백병원은 주원초 부지를 사들여 종합응급센터를 중심으로 병원을 확장, 기존 시설을 재배치하겠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타진해 왔다. 1979년 개원한 후 부산백병원은 시설이 노후한 데다 다른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규모가 작아 확장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은 쉽게 실현되지 않았다.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에 따르면 폐교재산은 교육용 시설 또는 사회복지시설 등 건전한 용도로 활용,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도록 규정한다. 이런 이유로 시교육청은 줄곧 영리를 추구하는 사립재단의 병원 확장에 폐교 부지를 매각하는 대신 교육지원시설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하윤수 전 교육감 재임 시절 부산백병원이 공공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학생건강증진센터 늘봄학교 등 시교육청 시설과 주민 편의시설을 추가하는 의견도 제시했으나, 교육감 공백으로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시교육청 폐교활용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주원초 활용안에 대한 부산시의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시는 ▷중증진료기능 강화 및 의료교육시설 확충 ▷파크골프장 조성 ▷문화기반시설 및 예술인 창작공간 조성 등 의견을 종합, 같은 해 12월 교육청에 전달했다.

백병원 측은 지난달 시교육청을 찾아 주원초 부지를 매입, 의대 보건대 대학원 등 부족한 교육시설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상급종합병원인 대학병원은 지역의료 인프라이자 교육·연구 시설로, 공공재 역할을 수행한다는 주장이다.

백병원 관계자는 “지역 주민의 병원 확장 요구가 많다. (병원 확장은) 지역 공동화를 막는 동시에 경제적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며 “부지 매입 의지는 확고하지만 교육감 부재로 논의가 진척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마땅한 활용안이 나오지 않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일반 입찰 형식의 부지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재선거로 새 교육감이 선출될 때까지 주원초 부지 활용안 찾기는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새 교육감이 와야 방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며 “이례적으로 도심에서 폐교가 나온 상황이어서 활용 방안을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