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인공지능(AI) 과학인재 육성을 위해 특수목적고등학교 설립과 지역균형발전을 연계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과 관련해 부산교사노동조합이 “공교육 정상화에 역행한다”며 반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국가인공지능(AI) 전략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교사노조는 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정부가 고교학점제를 지속 추진하는 동시에 그 기조에 역행하는 특목고 확대 구상을 논의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을 무너뜨려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특목고 확대 정책은 소수 학생에게 특혜를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일반고의 슬럼화를 가속화했다는 지적이다.

이어 “특목고가 특정 분야 인재 양성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교육 격차를 키우고, 지역·계층 간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명분으로 특목고를 확대하려는 것은 실제 균형발전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교사노조는 그러면서 “특목고 설립은 지방 일반고의 학생 유출과 박탈감을 유발할 수 있고, 학생들의 경쟁만 과열시킨다”며 “특히 AI와 같은 신산업 역량은 일부만의 선택지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산교사노조는 “정부가 진정으로 AI 인재 양성을 원한다면 모든 학교에서 차별 없이 AI 소양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편적 인프라를 확충하고, 정보 격차 해소에 나서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한나 노조 위원장은 “고교학점제를 강행하면서 특목고 확대 방안을 거론하는 것은 정책 방향에 대한 인식 부재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공교육 정상화를 원한다면 보여주기식 특목고 확대가 아니라 전국 모든 학생의 AI 접근권과 정보 격차 해소를 보장하는 근본 대책부터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