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총기난사의 최연소 희생자인 크리스티나 테일러 그린(9)의 장례식이 13일(현지시간) 추도객 수백명이 모인 가운데 현지 성당에서 열렸다. 머리에 총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던 가브리엘 기퍼즈(40) 의원은 눈을 뜨고 두 다리를 뜻대로 움직일 정도로 상태가 크게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희생자 첫 장례식 엄수

13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투산 총기난사 사건 최연소 희생자인 크리스티나 테일러 그린(9)의 장례식에서 추도객들이 하얀 천사복장을 하고 애도하고 있다. 투산AFP연합뉴스

크리스티나는 2001년 9·11 테러 당일 태어나 당시 같은 날 태어난 다른 주의 아동 49명과 함께 '희망의 얼굴'로 선정됐고, 이번 총격 사건으로 숨졌다.

이날 장례식이 열린 성 엘리자베스 앤 시튼 성당 안팎에서는 가족의 요청에 따라 흰 셔츠를 입은 추도객들이 비극 속에 태어나 또 다른 비극 속에 스러진 어린 영혼을 애도했다. 일부 어린이 추도객 중에는 하얀 천사의 날개와 후광을 달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장례식장에는 9·11 테러 현장에서 수거된 대형 성조기가 나부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희생자 추모식 연설에서 크리스티나의 희생을 언급하며 "빗물 웅덩이가 하늘나라에도 있다면 크리스티나는 오늘 거기서 첨벙거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장내를 숙연케 했다. 크리스티나는 '희망의 얼굴' 어린이들을 모은 책자에서 '사람들이 빗물 웅덩이에서 첨벙첨벙 뛰는 걸 좋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퍼즈 의원 상태 크게 호전

현지 니버시티 메디컬 센터(UMC) 병원에서 총상 치료를 받고 있는 기퍼즈 의원은 상태가 크게 호전됐다고 병원 측이 이날 밝혔다.

의료진 등에 따르면 기퍼즈 의원은 지난 12일 오바마 대통령의 문병을 다녀간 뒤 몇 분 지나 처음으로 눈을 떴으며 현재는 주변을 인식하고 사람들에게 반응할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했다. 기퍼즈 의원은 현재 한 번에 약 15분 동안 눈을 뜨고 있을 수 있고 TV 소리에도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산 AFP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