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골프 등 귀족 스포츠가 칭다오 부유층 자녀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펜싱 클럽에 가입해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부유층 학생들. 청도만보 제공

- 승마·골프·펜싱·테니스 등 즐겨
- 개인이 한화 1억원짜리 말 소유
- 수업료도 10시간에 수십만 원

중국 칭다오(靑島)시 동쪽에 있는 봉황승마클럽 경마장. 10여 명의 어린이가 말 한 필씩을 끌고 승마 배우기에 한창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이곳 클럽에 막 가입한 신입 회원들이다. 전문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말과 교감 나누기, 말에 오르고 내리기 등 기본적인 기술을 배우고 있다. 이런 초급반이 끝나면 어린 회원들은 말을 타고 경마장을 본격적으로 달릴 수 있다.

여름방학이 시작된 중국에선 지금 부자가정 자녀 사이에 승마, 골프, 펜싱, 테니스 등 4대 귀족 스포츠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보통 가정 아이들이 방학 때 많이 하는 수영·태권도·배드민턴 등과는 차별화된, 돈 있는 학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팍팍 밀어주는 소위 '신쓰양'(新四樣·새로운 네 가지)이다. 봉황승마클럽만 해도 회원 수가 700명이 넘는데 그 중 청소년이 60%를 차지한다. 긴 여름방학 동안 '어린 기사'들은 승마기술을 배우는데 모든 시간을 할애한다고.

봉황승마클럽 회원 중 일부 청소년은 말을 개인 보유하고 있다. 부모들이 오로지 아이들 승마교습을 위해 투자한 것. 개인 말은 품종에 따라 한국 돈으로 3000만 원 이하 개량 말이 있고, 좀 더 돈 있는 사람은 5000만 원 이상, 심지어 1억 원을 웃도는 네덜란드산 혈통 좋은 말을 가진 어린이 회원도 있다. 개인용 말은 클럽에 내야 할 연간 관리 비용만 750만 원 안팎이다. 수업료는 10시간에 40만 원 쯤 한다.

봉황승마클럽 관계자는 "승마에 관심 있는 아이들이 많다. 회비와 교습비가 비싼 스포츠지만 회원모집에 걱정이 없다. 수천만 원~억대를 주고 개인 말을 구입하는 부모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펜싱·테니스도 있는 집안 아이들 차지이다. 펜싱 여름방학반은 회비가 1만 위안(180만 원)이다. 청소년 골프클럽은 10시간 회비가 3800위안(68만 원)이고, 전문코치 일대일 지도 비용은 600위안(10만 원)가량이다. 회비 5000위안(90만 원)에 6~8명만 모집해 일주일 동안 집중 훈련하는 골프클럽도 있다. 한 달 수입이 5000위안~1만 위안인 보통 가정에서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금액.

이처럼 귀족 스포츠가 인기를 누리는 데는 이들 스포츠가 신사도 정신을 배우게 하고 여성의 자질 함양에 도움이 된다는 클럽들의 홍보가 먹혀들고 있기 때문. 일부 학부모는 취학 전 아이들도 승마,펜싱 클럽에 보내고 있다. 한 골프클럽 코치는 "세 살 이상부터 골프를 배울 수 있는데 가장 어린 회원은 만 6살 여자아이인데 4살 때부터 연습했고 수준이 높다"고 밝혔다.

통신원=비웬슈(Bi Wenxiu·畢文秀, 상하이복단대학중문과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