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조보 제공

- 식사·화단·정수기 관리원 등
- 1학년 1반 59명 전원에 직함
- 학교 측 "봉사정신 키울 것"
- 일부 "관직 집착 주입 부작용"

중국 칭다오의 한 초등학교에서 반 학생 모두에게 간부직을 부여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창싸(長沙)초등학교는 최근 1학년 1반 학생 59명 전원에게 간부직을 맡겼다. 직무는 식사 관리원, 정수기 관리원, 화단 관리원 등 대개 이런 식이다. 59명의 역할이 다 달라서 직함도 59개다. 학교 측의 이 같은 시도는 자신의 직업으로 관직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관번웨이(官本位)' 사상을 어릴 때부터 타파하고 올바른 인생관과 가치관을 갖도록 한다는 취지이다.

이런 학교 측의 시도에 대해 일부 네티즌과 시민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되레 권력 또는 관직에 대한 집착을 주입하는 등 부작용이 클 것" "관직을 얻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 관번웨이 사상을 부채질하는 꼴" "아이들에게 사회의 좋지 않은 풍토를 너무 일찍 접하게 한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또 서로 칭찬을 받으려고 학생들끼리 지나치게 경쟁하다 보면 상대를 폄훼 또는 압박하거나 고자질하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학교 측에 동조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학생들이 모두 반 간부를 경험해 보면 특권의식을 없앨 수 있고, 개인을 단련하는 기회도 된다는 것이다. 또 관리도 많은 직업 중 하나인데 미래에 정말 관리가 되고 싶은 학생에게는 올바르게 그 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시민은 "초등학교 반 하나도 작은 사회이다. 학생들이 간부를 맡아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사회인이 지녀야 할 공공정신도 배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아이가 간부가 되었다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고 어른들의 올바른 교육과 인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59개의 간부직은 다 봉사하는 직이다. 학생들이 이런 류의 간부 역할을 통해 협동, 단결, 봉사정신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친구를 도와주는 과정에서 남을 배려하고 반에서 일어나는 일에 적극 나서는 등 참여의식도 높일 수 있다고 학교 측은 자신한다. 이 학교 선생님은 "평소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도서 관리원'을 맡았다고 치자. 이 아이는 어느 아이보다 책을 잘 보호하고 관리할 것이며 이를 통해 책임감을 배양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통신원=비웬슈(Bi Wenxiu·畢文秀, 상하이복단대학 중문과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