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은 과연 전·현직 대리인 중 누구의 기도를 들어줄까.

오는 13일(현지시간) 열리는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2014 브라질월드컵 축구대회 결승전이 색다른 관심을 받고 있다. 월드컵에서 양 팀의 세 번째 결승 대결이라는 점과 더불어 전·현직 교황의 조국끼리 격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교황에 오른 프란치스코 교황의 조국은 아르헨티나, 직전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독일 출신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월드컵에서 '중립'을 선언했고,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퇴임 후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두 성직자 모두 축구와 관련해 무게 있는 발언을 해온 터라 과연 월드컵 결승에서 고국을 응원할지 전 세계 축구팬은 호기심 어린 눈길로 지켜보고 있다.

이미 트위터에는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을 두 교황 간의 '성전(聖戰)'으로 칭한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두 교황이 나란히 앉은 사진 위에 각각 독일과 아르헨티나 국기를 그려놓고 동상이몽 하는 사진이 사용자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두 전·현 교황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이 커지자 교황청도 공식 반응을 내놨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교황청 대변인은 "두 분 모두 결승전을 안 보실 것 같다"며 "아마 특정 팀을 응원하지 않고 기량이 나은 팀이 이기기를 바라실 것"이라고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면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통 밤 10시면 잠에 드는데 결승전은 바티칸시각으로 밤 9시에 열린다"며 "교황이 그날만 취침 시간을 늦출지 우리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의 팬인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2008년 이탈리아 신문 가제타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축구는 젊은 세대에게 정직함, 연대 의식, 사교 능력 등을 가르칠 좋은 교육 기재"라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