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접경 러시아 로스토프의 같은 지역을 찍은 지난 7월 19일(왼쪽)과 8월 20일의 위성 사진. 7월엔 거의 아무 것도 없던 대지 위에 8월 들어 탱크와 병력수송 장갑차, 막사들이 대거 들어선 모습이다. AP 연합뉴스

- 러, 움직임 포착 위성사진 공개
- 오바마, 추가제재 가능성 경고
- 러 "군사개입 사실무근" 반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첫 양자회담 이후 하루만인 2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남부 해안의 소도시 노보아조프스크를 공격해 장악했다. 동부 도네츠크, 루간스크 주에 이어 동남부로 침공 영역을 확대하면서 우크라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포로셴코 우크라 대통령은 이날 터키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국가안보국방위원회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유럽국가들에게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니코 탁 준장은 28일 러시아군 1000명 이상이 우크라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증거가 될 위성사진들을 공개했다. 그 중 하나는 지난 23일 우크라 동부 국경지역에서 이동하는 포병부대를 촬영한 것으로 나토는 이들을 러시아군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자국군이 우크라 영토로 진입한 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의 우크라 영토 진입을 비난하면서 추가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그동안 의도적이고 반복적으로 우크라의 영토를 침범해 왔다"면서 "새로 포착된 우크라 내 러시아 군대의 모습이 이 같은 사실을 더욱 명백하게 입증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우크라 반군을 훈련하고 무장시키는 것은 물론 자금지원도 하며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서방이 이미 내린 제재로 인해 러시아는 냉전 이후 어느 때보다 고립돼 있다"면서 이번 일이 더 큰 비용과 추가 제재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의 주권에 대한 러시아의 오랜 침범이 좀더 공공연해진 것이지 (침공으로의) 전환은 아니다"라면서 "최근의 상황은 수개월간 계속된 상황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로셴코 우크라 대통령의 요청으로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서맨사 파워 유엔 미국 대사는 "러시아가 우크라 군사개입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파워 대사는 "러시아는 이번 사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하지만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파워 대사는 "우크라 사태와 관련한 안보리 회의가 이번이 벌써 24번째"라며 "매번 회의 때마다 우리는 러시아에 '전쟁을 중단하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보냈지만 러시아는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추르킨 러시아 유엔대표부 대사는 "우크라가 오히려 전쟁을 도발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에는 러시아 군대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우크라에 있는 것은 러시아를 옹호하는 '자원군'일 뿐"이라며 오히려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이 우크라를 돕고 있으며, 서방이 우크라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EU는 30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회원국 정상회의에서 우크라 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나토도 다음 달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대응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