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던 3명의 미국인 억류자 중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사진) 씨가 석방됐다고 미 국무부가 21일(현지시간) 밝힘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미 정부의 항공기가 평양에 들어가 파울 씨를 데리고 나왔다는 언론 보도이다.

이는 북한이 특유의 '전략적 포석'하에 자진해서 석방 결정을 통보했거나 아니면 북·미 양측이 외교채널을 통해 진행했던 석방교섭이 성사됐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를 두고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을 향해 대화의 신호를 보내려는 제스처일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했다.

브루스 클링너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북한이 양국 간 갈등의 원천을 줄임으로써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케네스 배(46)와 매튜 토드 밀러(24)를 풀어주려는 의도를 갖고 있을 수 있으나 이미 유죄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석방 문제는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글러스 팔 카네기평화연구원 부총재는 "북한 지도자들은 고립에서 어떤 식으로든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파울 씨가 아직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받지 않은 것이 미국과의 대화를 바란다는 신호를 보내기에 유용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석방이 북·미관계의 실질적 개선으로 이어질 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파울 씨가 죄를 자백한 점이 석방의 요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북미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연구원은 "환영할만한 뉴스이지만 이것이 북·미관계 개선으로 나아갈지는 불투명하다"며 "지난 여름 북·미 간 비밀접촉에 따라 미국이 입장을 완화하고 북한이 이에 화답하는 시나리오일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워싱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