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위 관리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새가슴'이라고 표현해 그렇지 않아도 껄끄러운 양국 관계가 더 꼬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전문 매체인 '힐'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전날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국제 현안 해결에 앞장서기보다 국내 정치적 입지를 지키는데만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유일한 관심은 자국 내 정적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일"이라며 "한마디로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는 배짱도 없는 새가슴"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다른 관리도 이 매체에 네타냐후 총리를 '겁쟁이'라고 묘사하면서 "그는 절대로 이란 핵 시설을 선제공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애틀랜틱은 오바마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간 적대감이 커지면서 양국 외교관계가 '전면적 위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미국 정부는 동예루살렘에 1000가구 규모의 정착촌을 건설하겠다는 이스라엘 정부의 결정을 격렬하게 비난해왔다.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달 초 양국 정상회동 직후 "이스라엘이 민감한 지역에 정착촌을 짓겠다는 것은 국제사회 비난만 사고 동맹들마저 더 멀어지게 하는 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고위 관리들의 '새가슴' '겁쟁이' 발언에 대해 이날 "부적절하고 비생산적인 언급"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총리실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국가안보와 예루살렘 유대 국민의 역사적 권리를 확고하게 지키는 것은 물론 미국의 어떤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내각 회의를 통해 "이스라엘의 안보와 단합을 해치거나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에는 추후의 양보도 없다"며 "익명의 소식통이 한 발언은 재고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