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헨리 8세의 부인 캐서린 왕비가 이혼을 막아달라며 1529년 교황 클레멘스 7세에게 보낸 편지. AP 연합뉴스

16세기 영국 헨리 8세의 부인 캐서린 왕비가 이혼을 막아달라며 교황에게 보낸 편지가 9000여만 원에 낙찰됐다.

18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경매에서 캐서린 왕비가 1529년 교황 클레멘스 7세에게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며 쓴 편지가 6만8750유로(약 9400만 원)에 팔렸다. 편지에서 왕비는 "나는 완전히 무고하며 까닭 없이 버려졌다"며 남편의 혼인무효 시도를 막아달라고 쓴 뒤 '캐서린'이라고 간단히 서명했다.

왕비의 노력에도 헨리 8세는 끝내 이혼을 관철했고, 교황청이 이를 인정하지 않자 영국 성공회를 세웠다.

러시아 예카테리나 2세가 1792년 제국을 보호하려고 연인이었던 폴란드 왕 스타니스와프 2세에게 쓴 편지도 이날 경매에서 1만7500유로(약 2400만원)에 낙찰됐다.

이번 경매에는 프랑스 드 플레르 가문이 5세대에 걸쳐 수집, 소장해온 1500점의 서한이 무더기로 나왔다.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가 프랑스어 교사에게 딸이 숙제를 못했다고 양해를 구하는 편지와 에디트 피아프가 1956년 알코올·모르핀 중독 치료를 받다 당시 남편에게 자신을 믿어달라며 미래를 기약하는 편지도 포함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