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왼쪽), 조지 W. 부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테러 용의자 고문 실태를 두고 전·현 정권이 충돌을 빚고 있다.

미 상원이 최근 'CIA 고문보고서'를 공개한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 인사들이 미국의 가치와 인권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는데 반해, CIA 고문이 자행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집권 당시의 인사들은 연일 CIA를 엄호하면서 양측 간에 마찰음이 일고 있는 것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CIA 심문은 고문이 아니다"는 딕 체니 부통령의 주장에 대해 한마디로 "틀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CIA의 고문은 미국의 위상에 손상을 가져왔다"면서 "분명하게 말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역시 '체니 전 부통령의 주장이 틀렸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은 전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알카에다가 3000명을 죽게 한 9·11 테러가 고문이며, 9·11 테러와 CIA의 심문 프로그램은 비교 대상이 안 된다"면서 "(고문 취급을 받는 심문을) 지금 당장 에라도 다시 할 의향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시 전 대통령도 CIA를 엄호하는 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CNN 인터뷰에서 CIA를 애국자로 치켜세운 데 이어 전날에는 뉴욕의 국립 9·11 추모박물관을 깜짝 방문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9·11 추모관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 정가에선 고문보고서 공개 이후 집중적인 공격을 받는 CIA에 대한 엄호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워싱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