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독일 등 6개국 외무장관
- 독일 베를린서 만나 대책 논의
- 28개국 다 모이는 정상회의도

- 빨리 탈퇴하라는 EU와는 달리
- 영국은 탈퇴 협상 10월로 미뤄
- 교역·관세 등 조율에 7년 걸릴듯

유럽연합(EU)이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결정 후 우려되는 분열을 막고 연합체를 존속하기 위한 후속 조치에 착수한다. EU는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하루빨리 탈퇴 협상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영국은 새 총리 선임 때까지 미루려 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숨 가쁜 후속 일정

2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일주일 내내 EU 회원국 회의 일정이 잡혀있다. 25일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를 세웠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6개국의 외무장관이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다. 이들 국가는 1957년부터 유럽 블록경제의 초석을 함께 닦았다. 26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28개 회원국 대사가 모여 정상회의를 준비한다.

주요 일정은 월요일인 27일에 몰렸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베를린에 초청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유럽의 통합된 국방·안보전략은 물론 독일과 프랑스가 앞장서서 EU 개혁을 이끄는 '프·독 이니셔티브'(계획)가 논의된다. 같은 날 유 집행위원회 고위 관계자들이 브뤼셀에서 브렉시트 향후 절차에 대해 논의한다. 28∼29일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참석하는 EU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어 다음 달 1일에는 네덜란드가 EU 순회의장국 자리를 슬로바키아에 넘긴다.

■분담금 등 쟁점 산적

EU의 가장 큰 바람은 영국을 빨리 연합에서 떠나보내고 나머지 27개 회원국이 이탈하지 않도록 규합하는 것이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영국이 조속한 시일 내에 EU 탈퇴를 위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영국 캐머런 총리는 "새 총리가 리스본조약 50조 발동 시기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협상을 오는 10월까지 미뤄두겠다고 시사했다. 리스본조약 50조는 EU를 떠나려는 회원국이 EU 이사회에 탈퇴 의사를 통보한 시점으로부터 2년간 회원국과 관계 전반에 관해 새로운 협정을 맺는 협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국이 탈퇴 협상에 나서더라도 교역, 관세, 이동의 자유 등을 둘러싼 논의가 복잡해 최대 7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영국을 제외한 EU 회원국 사이에서도 분담금 배분 등을 둘러싼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영국은 EU 내에서 분담금을 두 번째로 많이 부담하는 국가다. 2014년 기준 영국 분담금은 163억 파운드(약 27조 원)이고, 농업과 학술 분야에서 돌려받는 양여금을 제외한 순 분담금은 71억 파운드에 달했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