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로부터 탈환한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를 9개월 만에 다시 빼앗겼다.

AP,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팔미라가 있는 홈스 주의 탈랄 바라지 주지사는 11일(현지시간) IS의 공세에 수적으로 열세였던 시리아 정부군이 퇴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보다 앞서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시리아 내전을 모니터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러시아 공군의 지속적 공습에도 IS 대원들이 팔미라 전체를 재탈환했다"고 말했다.

팔미라는 2천 년 전의 고대 그리스·로마유적을 간직한 도시로 사막 한가운데에 있으나 시리아 동부 대부분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가 있어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시리아 정부군은 러시아군의 공습 지원을 받으며 3주간 지상 작전을 벌인 끝에 IS가 지난해 5월 장악했던 팔미라를 10개월 만인 올해 3월에 탈환했다가 9개월 만에 순식간에 다시 이 도시를 내줬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IS는 지난 8일 인근 유전·가스전을 장악하면서 팔미라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바라지 주지사는 "IS가 락까, 데이르 에조르 등 시리아 거점과 이라크에서 조직원 5천여 명을 팔미라로 이동시켰다"면서 이는 "최근 시리아 정부군의 승리에 대한 IS의 필사적 반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정부군이 퇴각 직전에 주민 80%가량을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단 사흘 만에 팔미라를 빼앗긴 것은 최대 격전지인 북부 도시 알레포에 화력을 집중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알레포 전투에는 정부군과 민병대 등 총 4만여 명의 병력이 투입됐다. IS는 정부군이 알레포 공격에 몰두하는 사이 최근 며칠간 꾸준히 팔미라로 진격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