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는 예정대로 순항하는 것 같았고, 30분후에 목적지인 그리스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비행기는 아테네 공항에 착륙하지 않고, 계속 고도를 유지한 채 상공에 떠있기만 했다.

관제탑과 교신도 계속 되지 않자, 그리TM는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대략 2시간 후 비행기의 상황을 확인하러 전투기를 보냈다. 비행기에 가까이 접근한 전투기 조종사가 창문을 통해 확인한 내부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비행기 내에 움직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 승객들은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전혀 미동도 없었고 조종석에서도 기장은 자리에 없고, 부기장은 이미 기절해있던 상태였다고 한다.

그때 한 남자가 갑자기 조종석으로 들어와서 조종간를 잡자, 곧 비행기의 고도가 떨어지면서 그대로 추락했고, 결국 120명 전원 사망하고 말았다.

이후 사고 조사 결과, 사망자들은 추락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즉 비행기가 추락하기 전까지 사람들은 생존해있었다는 의미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사건은 세간에 큰 충격을 줬다.

사고원인은 정말 아주 단순한 정비사의 사소한 실수 때문이었다고 밝혀졌다. 기내의 여압장치에 문제가 생겼고 비행기가 이륙하고 고도가 점점 올라가자 기장과 부기장, 그리고 승객들 모두 산소부족으로 실신했다는 것.

비행기내에 있는 사람들이 저산소로 인한 뇌사상태에 빠져 사실상 죽은 것과 다름없던 상황에서 비행기를 조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자동조종장치 덕분에 목적지까지 혼자서 비행했던 것이다.

그리고 비행기가 추락하기 직전, 전투기 조종사가 목격했던 비행기내의 유일한 생존자는 조사결과 그 비행기의 승무원으로, 원래는 그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이 아니었던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는 특수부대 출신에, 스쿠버다이빙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기내에 남아있는 여분의 산소통과 비상용 산소탱크을 이용해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쓰러져있는 기장을 깨우려고 하는 등 상황을 해결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연료부족으로 인해 추락할 것임을 직감한 그는 옆에서 비행하던 전투기에 손짓으로 자신 추락을 알렸다고 전해진다. 이후 비행기는 급하강해 추락했다고 한다.

조사관들이 사고를 면밀히 조사해서 사고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해본 결과, 이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객실 내 산소가 희박해지면서 일대 혼란이 발생했다고 한다.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은 해당 승무원은 통로의 산소마스크를 착용해 조종실에 들어갔고, 기절해있는 기장과 부기장을 발견하고 조종석에 있는 산소통을 이용해서 기장을 깨우려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그 사이 객실에 있던 승객들과, 자신의 동료들... 그리고 동승했던 애인은 산소부족으로 이미 죽음에 이르고 말았다고 전해진다.

그 승무원이 왜 다시 객실로 돌아갔고, 비행기가 추락하기 직전에 다시 조종실에 들어가 조종간을 잡을 때까지, 그가 홀로 무슨 생각을 했을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 돼버렸다.

이민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