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자유주의 대변혁 예고
- 오바마케어 폐지 여부도 촉각

미국 제45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 앞 광장 특설무대에서 취임식을 하고 세계 최강국 수장으로서 4년의 임기에 들어갔다.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취임식에 앞서 부인 멜라니아와 함께 워싱턴 링컨 기념관에서 시민들 환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억만장자 부동산 재벌 출신으로 공직과 군 복무 경험이 없는 아웃사이더가 역사적인 문을 열었다.

철저한 국익 중심의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정권의 출범은 동맹과 자유무역을 두 축으로 구축돼 온 전후 70년 세계 질서의 대대적인 변혁을 예고했다. 특히 '트위터 140자'의 '위협'으로 거대 기업의 투자를 끌어내는 등 마피아 보스식 국정 운영의 파장은 지구촌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질서의 대변혁을 예고한 '트럼프 시대'의 개막을 지구촌은 한껏 숨 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90만 명의 관람 인파가 모인 이날 취임식에서 트럼프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선서한 데 이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주제로 취임 연설을 했다.

트럼프는 대선 핵심 공약인 일자리 창출과 경제 살리기, 중산층 복원을 약속하면서 서방의 집단 안보체제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개편 등 트럼프식 세계 질서 구축 등을 선언했다. 또 버락 오바마 정부의 핵심 건강보험 정책인 '오바마 케어' 폐지와 대안 마련을 공개하고 워싱턴의 낡고 부패한 정치 관행 일소 등을 선포했다. 취임 연설을 마친 트럼프는 의회에서 상·하원 의원들과 오찬을 한 뒤 백악관에 이르는 2.7㎞ 구간에서 90분간 차량 행진을 했다.

그러나 통합과 축제의 무대가 돼야 할 취임식은 '분열적' 대선전의 후유증 탓에 '반쪽 행사'로 전락했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에 따른 '정통성 시비'가 일면서 흑인 인권운동의 아이콘인 존 루이스(민주·조지아) 하원의원 등 의원 60여 명이 취임식에 불참했으며, 수십만 명의 '반트럼프' 시위대가 워싱턴DC로 몰려들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