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과정 중 피험자에게 무려 커피 300잔 분량의 카페인을 먹게 해 중태에 빠트린 대학이 6억 원에 가까운 벌금을 물게 됐다.

29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노섬브리아대는 영국 뉴캐슬 형사법원으로부터 벌금 40만 파운드(약 5억9000만 원)를 선고받았다.

이 대학 스포츠과학학과 소속의 알렉스 로세토, 루크 파킨은 2015년 3월 같은 대학 생명과학부의 실험에 참여했다.

이는 카페인이 운동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 실험이었는데, 실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본래 이들은 카페인 0.3g이 든 오렌지주스를 마시도록 돼있었는데, 연구원 실수로 주스에는 30g의 카페인이 함유됐다.

커피 300잔 분량의 카페인을 한꺼번에 마신 이들 학생은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며 심한 어지럼증 등 부작용을 겪었으며, 투석을 위해 중환자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특히 로세토는 단기 기억상실증마저 겪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사 측은 "실험을 진행한 연구원들은 미숙했던 데다 스스로 실험을 해 본 적이 없는 이들이었다"며 "대학은 연구원들이 실험 진행절차를 숙지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페인 18ｇ을 섭취하고 사망한 사례를 들며 카페인 과다복용이 "학생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학 측도 지난 공판에서 보건 및 안전규정의 위반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대학 측 변호인 피터 스미스는 "깊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대학이 학생과 직원들의 복지를 아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