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경찰이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암살당한 김정남 씨의 아들 김한솔 씨 유전자 샘플 채취를 위해 직접 마카오로 향한다.

23일 현지 소식을 담은 매체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본부는 23일 오전 중 3명의 경찰관을 마카오에 파견, 현지 인터폴과 공조를 통해 김정남 씨의 부인과 자녀의 DNA 샘플을 채취하기로 했다.

암살된 인물이 김정남 씨라는 점은 이미 사실로 판명됐지만, 경찰은 유전자 대조를 통해 피살자의 신원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한편 유가족에 시신을 인도하는 절차에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 씨 가족이 직접 말레이시아로 입국해 DNA 채취 등 작업을 벌이기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경찰이 직접 움직이는 셈이다.

한 소식통은 "김정남 가족의 특수하고 민감한 신분 등을 고려한 처치"라고 전했다.

이로써 경찰은 북한 측에서 피살자가 김정남 씨가 아니라는 주장을 제기하는 데 대한 반박할 근거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해당 시신이 '김철'이라는 북한 외교관 여권 소지자라고 우기며 김정남 씨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말레이 경찰측은 신원감정 절차가 마무리되면 사망자 가족들과 협의해 시신 처리 및 인도 등과 관련한 다음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말레이 경찰은 현재 김한솔 씨를 비롯 베이징과 마카오에 있는 김정남 씨의 가족들이 암살사건 이후 개인 보안에 극도로 조심하면서 행적을 드러내지 않고 현지 정부의 엄밀한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남 씨 피살 후 10일간 말레이시아 경찰은 각종 채널을 통해 김정남 가족들이 직접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DNA 샘플을 제공하고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도록 할 계획이었으나 이들의 적극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