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외교관 현광성엔 면책특권
- 함께 은신 중인 金 체포영장 시사
- 김한솔 DNA 채취설은 부인
- "말레이, 강철 北대사 추방 검토
- 평양 자국 대사관 폐쇄도 고려"
김정남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전날 용의자로 지목한 북한 외교관에게는 면책특권이 있지만 고려항공 직원은 그렇지 않다면서 해당 인물에 대해 "법적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북한대사관 주변에 서 있다. AP연합뉴스
2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날 쿠알라룸푸르 지방경찰청 행사 중에 기자들과 만나 면책특권을 가진 외교관인 현지 주재 북한 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은 수사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법적 처리할 것"이라며 체포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칼리드 청장은 북한 대사관이 응하지 않으면 현광성·김욱일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칼리드 청장은 북한 대사관에 둘에 대한 정식 조사 요청서를 보냈다면서 "숨길 것이 없다면 협조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며 협조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칼리드 청장은 시신이 김정남이 맞는지 확인을 위한 유족 DNA 검사와 관련해 "DNA 채취팀을 어디에도 보내지 않았으며, 아직 DNA 샘플을 받지도 않았다"며 일부 언론매체들이 제기한 마카오에의 경관 파견설을 부인했다.
앞서 현지 중문매체 중국보와 성주일보는 말레이시아 경찰본부가 이날 오전 경찰관 3명을 마카오에 파견, 김정남의 가족을 만나 자녀의 DNA 샘플을 채취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칼리드 청장은 아울러 김정남 피살사건 직후 출국한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의 신병 확보를 위해 인터폴에 수배령을 내려줄 것을 이날 정식 공문을 보내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말레이 정부가 자국 주재 강철 북한대사를 추방하고, 평양의 자국대사관을 폐쇄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말레이 정부 고위급 인사는 강 북한 대사의 발언이 말레이시아를 분노케 했다며 강력한 대응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대응방안에 강 철 대사를 '외교상 기피 인물'(Persona Non Grata)로 선언해 추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말레이시아가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몇 개국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평양 소재 말레이시아 대사관 폐쇄·비자면제협정 파기 등도 고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