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재적 경쟁자 리커창 대신
- 경제분야도 위상 확고히 다져

- 관영매체 '당 핵심' 용어 달며
- 지도력·업적 조명 기사 쏟아내

올해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강화된 위상을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잠재적 경쟁자로 여겨졌던 리커창 중국 총리의 존재감은 사라진 대신 시 주석은 '당 핵심'이라는 칭호와 찬사를 받으며 양회를 독무대로 만들었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1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박수로 2주간 진행된 양회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을 축하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시 주석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온중구진(안정 속 발전)과 공급개혁은 올해 양회 주제인 '개혁'과 '안정'을 떠받치는 핵심 이슈였다. 이는 시 주석이 정치·외교·군사 이외에 경제 분야에서도 최고 지도자로 자리 잡았음을 웅변했다. 중국의 집단지도체체제 구조에서 경제 분야는 총리의 영역으로 분류됐으나, 이젠 이마저도 시 주석이 꿰찬 것이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의 2주간의 양회 열전이 15일 리 총리의 전국인민대표회의 폐막 기자회견으로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리 총리는 지난 5일 중국 관영 CCTV 등을 통해 생중계된 전인대 정부 업무보고부터 시 주석 띄우기에 나섰다. 리 총리는 '시진핑 핵심'이라는 발언을 6차례나 하면서 "정부 업무를 원만히 수행하려면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한 당 중앙의 영도 아래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위대한 기치를 높이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에서 '핵심' 지위를 부여받아 집단지도체제의 최종결정권을 확보한 시 주석은 이번 양회를 통해 다시 한번 그 위상을 확인했다.

이틀 앞선 지난 13일 막을 내린 중국 최고 국정 자문기관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도 시 주석 띄우기가 두드러졌다. 위정성 정협 주석은 폐막사에서 "전국 각 민족 인민이 하나로 뭉쳐 시 주석이 제창한 지도사상인 사오캉(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 등 4대 전면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회 기간 중국 관영 매체들은 '시진핑 당 핵심'이라는 용어를 달아 시진핑 주석의 지도력과 업적으로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쏟아냈고 베이징 시내에는 '시 주석으로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현수막이 대거 내걸렸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6.5% 정도라는 비교적 낮은 수치로 설정된 것도, 구조개혁을 중시하는 시 주석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공급 측면의 개혁'은 시 주석이 지난 2015년 11월 중앙재경영도소조 회의에서 처음 언급한 이래 강력히 추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코노믹스'(리커창+이코노믹스) 대신 '시코노믹스'(시진핑+이코노믹스)가 중국의 주류 경제논리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