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대선 기간 러시아 정부가 아버지의 당선을 도우려 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주니어가 작년 6월 러시아 당국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를 만났다는 사실이 전날 NYT 보도로 알려졌다. 이 만남이 러시아 측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주기로 약속하면서 성사됐다고 NYT는 설명했다.

NYT는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트럼프 주니어가 베셀니츠카야를 만나기 전 이 정보의 출처가 러시아 정부라는 내용을 이메일로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이 이메일을 보낸 사람은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측의 만남을 주선한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기자 출신 홍보업자 롭 골드스톤이다.

클린턴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정보가 미국 대선판을 뒤흔든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 사태와 관련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주니어가 받은 이메일에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내통 의혹을 수사하는 미국 수사 당국이 깊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NYT는 예상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주니어와 베셀니츠카야의 만남을 주선한 이가 아제르바이잔 출신 러시아 팝스타 에민 아갈라로프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에민의 뮤직비디오에 카메오로 출연한 적 있으며, 아갈라로프의 부친과는 미스유니버스를 매개로 인연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WP,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에민이 2013년 발표한 '또 다른 삶에서' 뮤직비디오에 카메오로 출연한다. 비디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상사로 등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졸다가 일어난 에민에게 "에민, 좀 일어나.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냐"고 호통을 치며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마지막에는 미국의 유명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에서 남긴 유행어 "넌 해고야(You're fired)"를 외친다.

에민의 부친인 아라스 아갈라로프는 크로커스 그룹이라는 부동산 개발기업을 이끄는 사업가로 러시아의 부호다. 아라스는 2013년 트럼프 가문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하는 미스유니버스를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