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가 사망 이틀만에 화장됐다. 제대로 된 장례조차 치러지지 않은 때였다.

13일 중국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인권운동가 류샤오보가 사망했다. 그는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됐으나 해외로 출국하지 못해 끝내 사망했다.

(사진=연합뉴스)

당시 미국과 독일 의사들은 지난주 류샤오보를 진료한 뒤 그가 해외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지만 중국의 랴오닝성 선야의 중국의대 부속 제 1병원은 류샤오보의 상태가 비관적이라는 입장을 냈다.

뿐만 아니라 독일의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미국 백악관이 '류샤오보의 해외치료를 허용하라'고 중국 당국에 축구했으나 중국 당국은 출국 결정 요구는 '내정간섭'이라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당초 유족들은 망자가 숨진 지 7일째 되는 날 음식을 준비해 넋을 위로하는 두칠(頭七)이라는 중국의 민간장례 풍속대로 류샤오보 시신을 7일간 보존하길 바랐으나 중국 당국의 성화로 서둘러 화장을 치르게 됐다고 홍콩 소재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가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류샤오보의 건강 악화와 관련한 의혹을 은폐하고 그의 죽음이 중국 당국의 인권침해 비판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이 조기 화장을 밀어붙였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또 반체제인사인 류샤오보의 묘지가 민주화 운동의 거점이 될 것을 우려해 시신의 화장 처리를 강요했을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중국 당국 입장에서는 류샤오보 사망이 중국내 또다른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되는 것은 가장 기피하고 싶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