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덕담이 화(禍)가 되는 괴현상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 주간을 선포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문장을 앞세워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칭찬한 기업들이 줄지어 감원 수순을 밟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모터사이클 브랜드 ‘할리 데이비슨은’ 미국 밀워키와 캔자스시티 공장에서 시급 노동자 180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중 97명은 캔자스시티 조립공장 소속 직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데이비슨 경영진과 노동조합 관계자를 백악관에 할리 초청해 ‘미국 제조업의 모델’이라고 찬사를 보낸 지 불과 5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제품을 만든다”며 할리 데이비슨 경영진을 칭찬했고 자신이 집권하는 동안 사업이 확장될 수 있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할리 데이비슨은 미국에서만 2분기 매출이 9.3% 감소해 인력감축을 결심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덕담 이후 인력감축을 결정한 기업이 단연 할리 데이비슨 한 곳만이 아니다.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당시 10년간 700만 달러(약 82억 원)에 달하는 세금 감면 혜택을 약속받고 공장 멕시코 이전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자리 1천여 개를 지켰다며 “일자리를 지킬 가능성은 100%”라고 말했다. 하지만 캐리어는 20일을 기점으로 338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자동차기업 포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에 멕시코 소형차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미시간주에 7억 달러를 들여 새 공장을 짓기로 한 포드는 최근 전기차업체 테슬라에 밀리는 시장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1천400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포드가 멕시코 공장 설립 계획 취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직접 “고맙다”는 인사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세계 누리꾼들은 “경제판 펠레가 여기 있다(HERE, American Pele Of Economy!)”등의 반응을 보이며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