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전 경고에도 불구 예루살렘 결의안 통과…이스라엘 반대

(사진 =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포하는 도날드 트럼프 미 대통령. 국제신문 DB)

유엔 총회가 21일(현지시간)긴급회의를 열어 예루살렘의 지위를 변하게 하는 어떤 조치와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이날 유엔총회 긴급회의에서 ‘예루살렘 결의안’은 128개국이 찬성했고 미국, 이스라엘을 포함한 9개국은 반대했다. 35개 국가는 기권했고 21개 국가는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다. 유엔 총회 결의안은 과반의 지지를 얻으면 채택됐다.

이번 긴급회의는 아랍 국가들과 터키 등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원국이 주도했다.

이에 앞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어떤 나라들이 찬성표를 던지는지 지켜보겠다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헤일리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표결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며 “그는 나에게 어떤 나라들이 우리에 대해 반대하는 표를 행사하는지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유엔 총회에서 ‘예루살렘 결의안’에 찬성하는 국가들에 대해 재정 지원 중단을 검토하겠다고 압박했다. 유엔 총회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국제사회 여론을 반영한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

유엔 총회는 안전보장이사회와는 달리 특정 국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각국이 1표만 행사할 수 있다. 지난 18일 미국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 철회를 요구하는 안보리 결의안 표결에서 이사국 15개국 중 14개국이 찬성표를 던졌지만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 총회 결의안 채택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예루살렘은 언제나 이스라엘의 수도였으며 이는 앞으로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환영의 뜻을 전했다.

파지 바르훔 하마스 대변인은 “이번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타격을 줬다”라며 “결의안은 팔레스타인이 신성한 도시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양형택 인턴기자 i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