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보수적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들이 처음으로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12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방송 알아라비야와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저녁 홍해변 항구도시 제다에서 열리는 알힐랄과 알바틴의 프로축구 경기에 사우디 여성들이 입장했다.

사우디에서는 남성만의 공간으로 통했던 축구 경기장에 여성 관중이 입장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남녀를 구분하는 관습에 따라 남성과 분리된 ‘가족석’에 앉는다.

이 조치는 온건한 이슬람국가를 추구하는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개혁조치에 따른 것이다.

사우디 왕실은 지난해 10월 여성의 운동경기 관람을 허용하겠다는 칙령을 내린 바 있다.

사우디 당국은 이번 조치를 위해 리야드, 제다, 담맘 등 3곳의 경기장에 여성 화장실을 설치하는 등 개조작업을 벌였다.

지난해 9월에는 건국의 날 행사가 열린 리야드 킹파드스타디움에 가족을 동반한 여성의 입장을 허용했다.

사우디의 변화는 스포츠뿐 아니라 운전,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11일 제다의 한 쇼핑몰에서는 여성만을 위한 자동차 전시행사가 최초로 개최됐다.

사우디는 오는 6월부터 여성의 자동차, 오토바이 운전을 허용할 예정이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