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원숭이와 인간을 대상으로 ‘가스실 실험’을 한 사실이 드러나자 폭스바겐(VW)이 담당 임원에 대한 정직 처분을 내렸으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BBC방송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실험 내용에 대해 알았다고 시인한 대관업무 담당 임원 토마스 슈테크의 요청에 따라 정직 처분을 내렸다. 폭스바겐은 슈테크가 실험을 둘러싼 의혹이 완전히 규명될 때까지 정직 상태로 남으며 후임에는 국제·유럽 정치문제를 담당해온 옌스 하네펠트가 내정됐다고 밝혔다.

슈테크는 폭스바겐에 정직을 요청하기 전 독일 일간 빌트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폭스바겐이 더는 동물 실험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폭스바겐이 실험에 동원된 원숭이들의 행방과 현재 건강상태 등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폭스바겐과 다임러, BMW 등 독일 자동차업체가 지원한 ‘유럽 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가 밀폐된 공간에서 원숭이를 상대로 배기가스가 생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사실을 폭로했다. 여기에 EUGT가 독일 아헨공대 연구소에 의뢰해 4주간 젊은 남녀 25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농도로 질소산화물을 흡입하게 하는 ‘인체 실험’까지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 조작 파문으로 위기를 겪은 폭스바겐은 이번 실험 논란으로 다시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