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무너진 건물들. EPA

대만 동부 화롄 지역에서 6일(현지시간) 밤 11시 50분께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했다. 최소 2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 중앙통신과 현지언론들은 화롄에 있는 마샬 호텔이 무너져 29명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다른 호텔도 진동으로 기울어졌고 파손된 여러 건물에 매몰자까지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구조팀이 마샬 호텔 매몰 현장에서 29명을 구출하기 위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마샬 호텔에 3명이 매몰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호텔 2곳을 포함한 4채의 건물과 군 병원 한 곳이 진동으로 기울어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롄 시에 있는 다리 2개는 금이 가 통행이 금지됐다.

화롄 지역에 있는 도로 곳곳이 갈라진 가운데 가스관 손상으로 누출이 보고됐다. 화롄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는 낙석 위험 탓에 폐쇄됐다.

지난 4일 밤에도 대만 동부 화롄 인근 해상에서 한 시간여 사이 규모 5.0 이상 지진이 5차례 연이어 발생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밤 9시56분께 대만 화롄에서 북동쪽으로 14km 떨어진 해상에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지진이 발생하기 40여 분 전인 이날 오후 9시23분께는 화롄에서 북동쪽으로 24km 떨어진 해상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밤 10시 16분께 화롄 북동쪽 18km 떨어진 해상에서도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한 시간여 사이에만 대만 동부 해상에서 무려 규모 5.0 이하의 지진이 5차례나 발생했다. 이후 90여 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했다.

대만은 환태평양의 ‘불의 고리’에 자리 잡고 있어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지난 1999년 전국을 강타한 규모 7.6의 지진으로 2000여 명이 사망했다.

2016년에도 남부 지역을 뒤흔든 규모 6.4의 지진 탓에 115명이 숨졌다. 이 당시 17층 짜리 주상복합건물 등 빌딩 4개 동을 포함해 타이난시에서만 모두 6채의 건물이 무너졌다.

무너진 주상복합건물은 부실시공으로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구조과정에서 내력벽 기둥 속에 폐식용유 통이 발견됐다. 22년 전 지어진 이 건물을 1999년 대만을 덮친 9·21 대지진 당시 큰 충격을 받고 부실 위험 진단을 받았는데도 장기간 유지해왔던 경위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