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또다시 차기 정권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러시아 안팎에서는 그의 장기 집권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온갖 개악과 악행을 통해 21세기 최장기 집권의 역사를 쓰고 있는 차르라는 비난과 함께 소비에트 해체 후 강한 러시아의 기틀을 마련한 영웅이라는 칭송이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국내외 정치권에 따르면 푸틴의 이번 대선 승리를 두고 짜여진 각본대로 됐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앞서 푸틴의 주요 경쟁자로 여겨졌던 알렉산더 나발니가 사법부의 유죄 판결로 대선 출마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푸틴을 향한 이런 비판은 역사적으로 그의 연임 과정에서 늘 불거져왔다.

대표적인 게 바로 그의 3선 연임 회피 논란이다.

푸틴은 과거 두 번의 대통령 재임(8년간) 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총리로 4년간을 지냈다. 이후 그는 또다시 2012년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당시 행적을 두고 역사가들은 3선 연임을 금지하는 러시아 헌법의 조항을 바꾸려는 정부의 잘못된 법적 행동을 야당과 언론이 강하게 비판하자 푸틴이 꼭두각시 대통령을 내세우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사실상 연임을 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러시아 내 비판적인 언론인들은 수시로 숙청을 당하기도 했다.

푸틴 재임시절 푸틴에게 비판적인 언론인들이 잇따라 살해당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푸틴이 일연의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푸틴에게 가장 아픈 부분 중 하나는 정적이었던 야당 정치인 보리스 넴초프의 죽음이다. 넴초프 사망 이후 러시아 안팎에서는 푸틴이 부하를 시켜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넴초프 사망 이후 2015년 자유주의 성향의 야당 러시아 공화당-인민자유당(RPR-PARNAS)은 넴초프가 작성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관련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의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전투에 러시아군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도와 참여한 증거와 피해 규모 등이 들어가 있다.

보리스 넴초프는 220명 정도의 러시아 군인이 돈바스 전쟁에서 사망하였으나, 일로바이스크 전투에서 사망한 병사들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숨진 병사들의 유족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는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이 그동안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군의 개입 주장을 강하게 부인해온 것과는 상반되는 사실이라 논란을 일으켰다.

이처럼 푸틴에게 불리한 사건들과 별개로 그를 칭송하는 이들도 있다.

푸틴이 에너지 권력을 무기로 서방 세계에서 러시아의 입지를 다지는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또 일부 제3세계 국가들을 지지하면서 러시아의 국외 영향력을 확장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06년 9월에 프랑스 대통령 자크 시라크는 푸틴에게 두 나라 사이의 우정에 대한 그의 공헌을 기념하기 위해 레지옹 도뇌르 그랑크루아 훈장을 수여하였다.

또 2007년 타임 매거진은 올해의 사람으로 푸틴을 선정했다. 2007년 2월 사우디 아라비아 압둘라 국왕은 푸틴에게 사우디 아라비아의 최고 민간 훈장인 압둘 아지즈 국왕 상을 수여했다.

푸틴은 2007년 같은 해 UAE 대통령인 칼리파 빈 자이드 알은 푸틴에게 UAE의 최고 시민 훈장을 수여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