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중국산 관세 25% 부과 보류
- 므누신·류허 조만간 협상 나설듯
- 양국 무역불균형 해소 쉽지않고
- 지식재산권 등 합의까지 험난

내년 초부터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게 됐다. 양국 정상이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무대에서 담판한 결과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대면한 것은 올해 중순 ‘관세전쟁의 포성’이 울린 후 처음이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없이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90일간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조건부 휴전’이다. 불균형한 무역 구도와 맞물려 양측 화력에서는 차이가 작지 않지만 이른바 ‘관세 전면전’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는 서로 피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미중 정상으로선 가장 현실적인 ‘중간 지대’를 선택한 셈이다.

■현실적 절충점 찾은 미중 정상

미중 정상회담의 성과물을 요약하면 ‘확전 자제’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앞으로 90일 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미중 양국 정상이 추가 관세 부과를 중단하기로 한 사실을 확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1월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높이고, 이어 2670억 달러어치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었다. 1100억 달러(123조 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한 중국도 즉각적인 대응으로 응수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양국 정상의 담판으로 관세 인상 계획은 일단 보류돼 ‘관세전쟁 확전’의 우려는 당분간 잦아들게 됐다.

■어깨 무거워진 미중 무역협상단

당장 공은 미중 무역협상단에게 넘어갔다. 협상 재개는 거의 반년 만이다.

‘시진핑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조만간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워싱턴DC를 찾아 무역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측 대표단은 기존처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좌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중 양국은 워싱턴DC와 베이징을 오가며 협상을 이어갔지만 구체적인 타결을 이루지 못해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전쟁 선전포고’에 들어갔다.

반년 만에 재개되는 무역협상의 결과를 섣불리 낙관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당장 트럼프 행정부가 불만을 제기하는 ‘미중 무역 불균형’은 그다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8월 386억 달러에서 9월 402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로써 올해 1~9월 대중 무역적자는 3014억 달러에 달하게 됐다.

백악관이 “미중 정상은 구조적인 변화를 위한 즉각적인 협상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면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기술이전 요구, 사이버 절도 등을 협상 이슈로 꼽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기술패권을 노리는 중국 정부로서는 쉽게 양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 때문에 ‘므누신-류허 담판’이 재개되더라도 뾰족한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녹록지 않다는 신중론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