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인 아베 신조 총리가 오는 21일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에다노 유키오 대표가 이끄는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 당명의 약칭을 연달아 잘못 언급하며 선거방해 논란에 휩싸였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오전 시가현 구사쓰시에서 “야당의 에다노 씨. 민주당…. 아니 이제는 민주당이 아니죠. 입헌민주당이네요”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 “자주 당명이 바뀌어 기억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여 청중의 폭소를 끌어냈다. 아베 총리는 이튿날 지바현과 도쿄도 유세를 포함해 총 6차례나 같은 표현을 되풀이했다.

이에 당사자인 에다노 대표는 8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어 “틀리게 말할 이유가 없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일본 총리라는 사람이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입헌민주당 약칭은 릿켄(立憲)”이라며 “입헌민주당을 민주당이라고 잘못 칭하는 것은 선거방해에 해당하는 만큼 이젠 그만 좀 하라”고 촉구했다. 에다노 대표는 아베 총리가 입헌민주당에 갈 표를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고 고의적인 말실수를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 걸린 의석(124석)의 40%인 50석을 결정하는 전국구 비례대표는 당 득표수에 따라 결정된다. 일본에선 유권자가 지지 정당 이름을 투표용지에 기재해야 하는데, 이번에 민주당이라고 쓰면 국민민주당 표로 산입된다. 현재 일본의 주요 정당 중 민주당이 당명에 포함된 곳은 집권 자유민주당과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등 4곳이다. 이중 자유민주당은 오랜 집권 기간을 거치면서 약칭인 자민당이 유권자의 의식 속에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옛 민주당에서 분파한 야권 1, 2대 정당인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은 새 당명의 이력이 1~2년 정도인 데다 이름이 비슷해 유권자가 헷갈려하는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민주당이 지난 4월 약칭으로 ‘민주당’을 쓰겠다고 선거관리 당국에 신고했다. 이에 입헌민주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부터 ‘릿켄’을 쓰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