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전 닛산(日産)자동차 회장의 도주 경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는 일본 탈출 당시 고속철인 신칸센을 타고 오사카로 이동한 뒤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6일 AFP통신·니혼TV등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지난달 29일 정오 무렵 혼자 도쿄 자택을 나선 후, 조력자로 보이는 복수의 인물과 움직이는 모습이 방범 카메라에 포착됐다.

같은 날 오후 4시 30분께 도쿄 시나가와역에서 신칸센을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곤 전 회장은 오후 7시30분께 오사카 서부의 한 역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간사이 국제공항 인근 호텔로 이동했다. 호텔에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찍힌 것으로 확인됐다.

그날 밤 11시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개인용 비행기를 이용해 터키 이스탄불로 도주했다. 이스탄불에선 다른 개인용 비행기를 타고 레바논으로 이동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곤 전 회장이 일본 출국 당시 숨어 있었던 검은색 대형 상자 사진을 게재했다. 주로 콘서트 장비로 사용되는 대형 박스 바닥에는 곤 전 회장이 숨을 쉴 수 있도록 구멍이 뚫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수하물 검사 등을 어떻게 피해 출국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일본 외교부는 AFP통신에 “민간 제트기의 경우 수화물 검사를 의무화하지 않는다”며 “일본 항공법에 따라 민간 항공기 운영자들이 수하물 검사 필요성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앞서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배임 등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에 구속됐다가 10억엔(약 106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3월 풀려났다. 이후 한 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엔(약 53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4월 풀려나 사실상의 가택 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이영실 기자 i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