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

일본에서 형사 재판을 앞두고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 전 닛산(日産) 자동차 전 회장은 8일(현지시간) 자신을 기소한 일본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은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결백 입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나와 가족을 위해 일본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곤 전 회장은 “400일 넘게 나를 무너뜨리려고 설계된 비인간적인 대우를 견뎠다”며 “일본 검찰에 의해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잔인하게 떨어져 있어야 했다”고 했다.

그는 “닛산에 대한 르노의 영향력을 없애기 위해 내가 제거 당한 것”이라며 일본 사법당국이 제기한 부정 혐의는 “근거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곤 전 회장은 일본 검찰이 자신을 조사하면서 변호사 입회를 허용하지 않고 자백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일본에서 재판을 받으면 유죄를 받을 확률이 99.4%나 된다며 외국인에 대한 일본 법정의 유죄 판결 비율이 훨씬 높다고도 지적했다.

곤 전 회장에 따르면 자신은 닛산과 르노의 싸움 과정에서 닛산과 일본 정부의 공모로 희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친구들 중 일부는 닛산에 대한 르노의 영향력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나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곤 전 회장은 그간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의 3사 얼라이언스가 경영통합과 합병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는 내부세력의 모략에 당했다며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전면 부인해 온 바 있다.

한편, 곤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배임 등 혐의로 일본 사업당국에 구속됐다. 그렇지만 그는 10억엔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3월 풀려났다.

그는 약 한 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엔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4월 풀려나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일본 사법 당국의 경비가 느슨한 틈을 타 터키 이스탄불로 도주한 뒤 또 다른 개인 비행기로 레바논에 입국했다.

일본 당국은 그가 어던 경로로 일본을 탈출했는지 아직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곤 회장 역시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도주 경위는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은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