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다가 처벌을 받았던 의사 리원량(34)이 사망했다.

중국 우한 중앙병원은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리원량이 7일 오전 2시 58분께(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트위터를 통해 “리원량의 죽음에 매우 슬프다. 그가 바이러스를 위해 한 일을 기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초기 사실을 은폐·축소 하려던 중국 당국의 어두운 모습을 드러낸 상징적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해 12월 30일 사스 확진 환자 7명이 발생했다는 문건을 얻게 되고 동창인 의사 7명이 같이 있는 SNS 단체대화방에서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에서 사스 확진환자들이 발생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이 사실은 인터넷에 급속히 퍼져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공안은 리원량과 SNS 단체대화방에 포함된 친구들을 데리고 가 이들이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 질서를 해쳤다며 ‘훈계서’를 받았다. 훈계서는 조사자가 위법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다. 대중들은 리원량을 의로운 ‘내부 고발자’로 높이 평가했다.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에 마스크 등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환자를 돌보다 감염됐다. 지난달 10일께부터 기침과 발열 등 증세를 보여 입원했다.

우한 중앙병원 소셜미디어계정에는 그의 쾌유를 기원하는 댓글이 50만건 가까이 쇄도했다. 최지수 기자 z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