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향하는 러시아 의료물자(사진=연합뉴스)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의료진이 사용할 의료장비 재고가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현지언론은 1일(현지시간) “연방정부가 비상용으로 비축해놓았던 호흡기 마스크와 가운, 장갑 등 의료 보호장구 재고가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언론은 이어 “코로나19가 미 전역에 창궐하면서 개인보호장구(PPE) 수요 역시 당장 전국적인 문제가 됐다”면서 “병원 관계자들과 주지사들이 저마다 개인보호장구 부족을 호소하고 있고 의료진들은 밀려드는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1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행정부가 인공호흡기 1만개 가까이를 비축해놓고 있으며 당국이 생명보호장비를 신속히 필요한 곳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많은 양의 개인보호장구가 제조업체에서 병원으로 곧바로 전달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나 국토안보부 관계자들은 정부 비축분이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관계자는 “연방정부가 비상용으로 비축해놓았던 물량은 일부 도시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었지 50개 주 전체로 퍼진 팬데믹에 대처하기 위해 마련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건 미국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개인보호장구 공급망이 붕괴했으며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지 포브스는 “미국의 제조업체들이 2억 8000만개의 마스크를 만들어 대부분 수출했다”며 “이로 인해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더 비싼 값을 주고 마스크를 구해야 했다”고 기술했다.

연방재난관리처(FEMA) 관리들은 미국 정부가 국가전략비축분의 고갈을 이미 예상했으며, 이에 의료 물품 조달·배분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FEMA의 대변인 재넛 몬테시는 “정부가 물자 구매에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이 160억 달러(약 19조 8000억 원) 이상”이라며 “핵심 의료 장비들이 신속히 의료 종사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FEMA가 지난 28일 현재 비축분에서 1160만 여개의 N95 마스크와 520만 개의 안면 보호구, 2600만 개의 수술용 마스크, 430만 개의 수술용 가운, 2200만 개의 장갑, 8100개의 인공호흡기를 배분했다”고 밝혔다.

추가로 백악관은 “오는 5일 중국에서 80t 규모의 개인보호장구가 도착하는 것을 포함해 향후 몇 주간 매일 아시아 지역으로부터 새로운 물량이 공급될 것”이라고도 전했다.

세관국경보호국(CBP)는 “(배분한)비축분 중 유통기한이 지난 N95 마스크 150만 개는 교통안전청(TSA)과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들에 전달될 예정”이라 부연했다. 김재헌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