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문의 자유 개입” 항의 빗발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인사를 일본학술회의 회원으로 임명하지 않자 학계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1949년 발족한 일본학술회의는 철학·사학부터 법학·경제학·의학까지 부문별 전문가로 구성된 일본 학계를 대표하는 총리 산하 기관이다. 운영비가 국고에서 지원되지만 독립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도록 규정돼 있다.

5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연구자 4000여 명이 소속된 일본과학자회의는 지난 3일 “학자·연구자의 위기는 일본의 장래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정부는 (일본학술회의 인사에 대한) 개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담화를 발표했다. 정부에 정책을 제언하는 일본학술회의 회원은 총 210명이다. 임기는 6년이며, 3년마다 절반씩 교체된다.

앞서 스가 총리는 지난 1일 일본학술회의 신규 회원을 임명하면서 이 단체가 추천한 105명의 후보 중 6명을 임명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들 6명 중 정부 정책에 반대 의견을 제시한 전력이 있는 인사들도 포함됐다. 스가 내각이 학문의 자유에 개입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일본과학자회의는 담화에서 “뛰어난 연구나 업적의 평가는 전문가 집단인 학술회의에서 하는 것이지 정치가가 개입해 판단할 여지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1983년 국회 심의 때 정부 측이 ‘학술회의가 추천한 사람은 거부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스가 정권에 의한 해석 변경은 절대 용납되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립대학 교원으로 구성된 ‘일본사대교련중앙집행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일본의 학술이 (태평양) 전쟁에 동원된 것을 반성하면서 설치한 것이 학술회의”라며 “결코 권력자의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1949년 발족한 일본학술회의는 철학 사학 문학 법학 경제학 수학 물리학 화학 농학 의학 약학 등 각 부문 전문가로 구성된 일본의 과학자(학자) 대표 기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