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8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미국산 백신 구매를 취소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연합뉴스 제공
하메네이는 이날 TV연설에서 “미국과 영국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이미 정부에 미국과 영국 백신을 수입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고, 지금은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에 대해 “그들은 다른 나라에 백신을 시험하려고 한다”며 “만일 미국이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면, 매일 4000명의 사망자를 내지 않을 것이고 영국도 마찬가지”라며 비판했다. 또한 “만약 신뢰할 수 있는 다른 나라가 백신을 생산한다면 정부는 그 나라에서 백신을 수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하마드 호세인 구션 모가담 적신월사 대변인은 이날 메흐르 통신에 “미국과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수입하지 말라는 최고지도자의 연설에 따라 미국산 백신 15만 도스(1회 접종분)의 수입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 중국, 인도 등 다른 곳에서 백신 100만 도스를 구매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다른 나라에서 백신을 조달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미국과 영국산 백신 수입 금지령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한국케미호’ 억류 해제 협상과 한국 내 이란 자금 활용 방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이란 정부는 한국 내 동결 중인 이란 자금 70억 달러 중 일부를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으나 하메네이의 미·영 백신 수입 금지령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주연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