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최근 ‘푸틴플레이션(Putinflation)’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로 가파른 물가 상승의 원인을 푸틴이 제공했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말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발생한 ‘이게 다 푸틴 때문이야’라는 뜻이다.

전 세계 경제는 최악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공식화했다.

국내 물가 상승도 만만찮다. 올해 2월 3.7%였던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들어 4.8%로 올랐고 5월엔 5.4%까지 상승했다. 기름값은 고공행진을 벌여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8일 오후 1시 기준 경유 가격은 ℓ당 2111.48원, 휘발유는 ℓ당 2103.99원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주요 생산물인 원유 밀 옥수수 등의 공급망이 붕괴하면서 물가가 상승하고 식량·에너지 위기가 발생했다고 국제 사회는 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푸틴 대통령은 세계 경제 위기가 러시아 때문이 아니라 미국 등 주요 7개국(G7)의 무책임한 거시경제 정책의 결과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17(현지시간)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 전체 회의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식량·에너지 위기 등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 군사작전은 아무런 관련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방이 제기하는 ‘푸틴인플레이션’ 주장은 헛소리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미국 등의 통화 남발과 국제시장에서의 식량 구매가 근본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2년 동안 미국의 통화량은 38%, EU의 통화량은 20% 증대했다”면서 “서방은 진공청소기처럼 빈국의 상품을 빨아들였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이후 계속된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대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위기와 위협 상황에서 특별군사작전 수행 결정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