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군, 돈바스 도네츠크 맹폭

러시아 하원이 5일(현지시간) 자국군의 해외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물자 동원 체제 도입 법안을 1차 독회(심의)에서 채택함에 따라 ‘기업 전시 동원’의 법적 근간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슬라뱐스크에서 자전거를 탄 행인이 포격으로 연기가 치솟는 시장 주변 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채택된 ‘러시아군과 다른 군사 조직이 해외에서 대테러 작전과 다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법률안’은 정부가 해외 군사작전 지원을 위해 경제 부문에서 특별조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별조치에 따라 정부는 전시 해당 기업의 역량과 시설을 동원하고, 비축 국가자산을 투입할 권한을 얻게 된다. 기업체는 러시아군의 해외 작전 수행 지원을 위한 계약 체결을 거부할 권한을 상실한다. 전시 군수산업체와 협력 업체가 물자·기술 장비 보급, 무기·군사장비 수리 등을 위해 의무적으로 동원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하원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개정 법안이 군대의 임무 수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적시에 충분히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법안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병참 문제가 닥칠 것에 대비해 해당 기업 동원을 미리 규정해놓겠다는 취지다. 유리 보리소프 부총리는 이날 하원 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이 엄청난 제재 압박에도 4개월 동안 계속되고 있다”며 “무기와 탄약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군수산업체와 협력 업체의 업무를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개정 법안의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순수 민간기업 동원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날 1차 독회에서 러시아 하원은 집회나 시위, 가두행진 등을 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지역을 기존 대통령 관저·법원·교도소 인근 지역 등에서 학교 공공기관 문화시설 등으로 크게 확대하는 법안도 채택했다. 이들 법안은 하원의 2, 3차 심의와 상원 승인을 거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최종 서명하면 발효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의 75%를 장악한 상태로, 미점령지인 도네츠크에 화력을 집중한다. 도네츠크주 슬라뱐스크의 바딤 리악 시장은 5일 페이스북에 “슬라뱐스크! 도시 중심부와 북부에 엄청난 포격이 쏟아지고 있다. 모두 대피하라”고 밝혔다.